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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eul Love

건설 분야의 일본어 - 2004.07.03.

   건설 분야는 아직도 일본어투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는 분야에 속한다. 건설 현장에서 주고받는 대화들은 일반인은 거의 알아듣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기에서는 몇 가지 일본어투 건설 용어에 대해 살펴보고 그에 대한 순화어를 알아 보기로 한다. 다음은 황석영의 “객지”의 일부분이다.

   (1) 자기로 말하자면 이런 따위 애숭이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쓴맛 신맛 다 본 노장 아닌가. 비록 늙어 힘꼴이야 쇘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쌩쌩한 노가다 곤조(근성)가 남아 있었다.

   제시된 글의 ‘노가다’와 ‘곤조’는 일본어로 우리말에 침투되어 있는 일본어투 용어 중에서도 대표적인 예들이다. ‘노가다’는 ‘도가타[土方(どかた)]’가 변한 말로 토목 공사에 종사하는 노동자나 인부를 가리킨다. 또는 뜻이 변하여 막노동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국어 순화 자료집”(국립국어연구원 1992)에서 ‘인부, 흙일꾼’으로 순화하였고 이를 보완한 “국어 순화 자료집”(국립국어연구원, 1995)에서는 ‘(공사판) 노동자’를 추가하였다. 이전부터 ‘노가다’의 우리말 용어로 널리 쓰여 왔던 ‘(공사판) 노동자’를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그리고 ‘흙일꾼’을 ‘막일꾼’으로 바꾸었다. 이것은 ‘노가다’가 다소 뜻이 넓어져 꼭 공사 현장의 일뿐 아니라 막노동을 하는 사람까지도 두루 가리키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막일꾼’은 ‘흙일꾼’의 뜻도 포함하는 말이다.

   노가다[土方(どかた)] → (공사판) 노동자, 막일꾼, 인부

   다음의 예도 황석영의 “객지”에서 가져온 것이다.

   (2) 노임을 법정 임금에 미달된 액수로 받으면서 게다가 간조가 보름 간격인지라 현금 없는 대부분의 우리 부랑 인부들은 전표를 헐값에 팔아 일용품을 사든지 전표를 본 가격보다 싸게 함바의 숙식대로 치르고 있습니다.

   예문 (2)의 ‘간조[かんじょう]’는 ‘감정(勘定)’의 일본식 발음으로 일한 대가로 받는 삯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말로 ‘품삯(셈), 노임 계산’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 ‘함바’는 일본어의 ‘함바[飯場(はんば)]’에서 온 말로 일본어에서는 ‘노무자들의 합숙소’를 의미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작업장 근처에서 운영하는 간이 식당을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변하였다. 이로 인해 “국어 순화 자료집”(국립국어연구원, 1992)에서는 ‘함바’를 ‘현장 식당’으로 순화하였다. 일부 사전에서는 이 말을 ‘밥집’으로 바꾸어 싣고 있다. 그러나 ‘밥집’은 넓게는 식당을 통틀어 이르고 좁게는 간단한 반찬과 함께 밥을 싼값으로 파는 식당을 가리키는 말이어서 ‘함바’의 일반적인 의미와 꽤 차이가 있다. 의미 면에서 ‘현장 식당’이 ‘함바’의 순화어로 더 적합한 말이다.

   간조[勘定(かんじょう)] → 셈, (노임) 계산, 품삯(셈)
   함바[飯場(はんば)] → 현장 식당


   위에서 몇 가지 일본어투 건설 용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제시된 예는 그나마 일반인도 알 수 있는 것이었으나 대부분의 용어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 비교적 쉬운 용어부터라도 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다.

출처: http://www.malteo.net/freeboard/f_view.php?board_id=1086858037&write_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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